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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박국 3:17-18 ] 결단의 기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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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단의 기쁨

최정식 | 리빙교회 담임



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나의 여호와를 인하여... 기뻐하리로다 (하박국 3:17-18)

 

우리는 자주 "피곤하다", "힘들다"는 말을 합니다. 대부분 진실한 상태이지만, 이 말이 반복되면 듣는 이에게 정서적 부담을 주거나 분위기를 무겁게 가라앉히기도 합니다. 저 역시 지난 한 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며 몸과 마음이 많이 지쳐 있었습니다. 그 피로와 외로움을 부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오늘 말씀 앞에서는 단순히 지쳤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데서 멈추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보려 합니다.

 

하박국서는 탄식으로 시작하지만, 마지막은 단호한 결단의 고백으로 마칩니다. 지침과 결핍을 솔직히 인정하되, 그 자리에 머물지 않고 삶의 방향을 스스로 결정하는 고백입니다. 오늘 우리 가족도 이 말씀을 따라 의지적인 결단의 길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1. "없을지라도" 인정합니다 (17)

하박국은 거친 현실을 결코 포장하거나 미화하지 않습니다"비록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며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으며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으며 외양간에 소가 없을지라도" (17절)  하박국은 "무화과나무가 무성하지 못하고", "포도나무에 열매가 없으며", "감람나무에 소출이 없고", "밭에 먹을 것이 없으며", "우리에 양이 없고", "외양간에 소가 없다"라며, 구체적인 결핍의 목록을 하나하나 정직하게 나열합니다.

 

신앙은 현실을 부정하거나 좋게 포장하는 데서 시작하지 않습니다. 없는 것은 없다고 정직하게 말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우리 역시 살아가며 혼자 견디는 데 익숙해진 채, 삶의 자리에서 밀려오는 외로움이나 소외감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 감정을 감추거나 괜찮은 척 포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힘든 것은 힘들다고, 외로운 것은 외롭다고 말하는 정직함이 말씀의 첫걸음입니다. 오늘 우리도 한 주간 삶에서 채워지지 않았던 결핍과 솔직한 감정을 하나님과 가족 앞에 정직하게 내어놓아야 합니다.

 

2. "그러나 나는" 의지적으로 선택합니다 (18)

하박국은 현실의 결핍에 갇혀 절망하는 대신, 삶의 방향을 전환하는 결단을 내립니다. "그러나 나는 여호와로 말미암아 즐거워하며 나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말미암아 기뻐하리로다" (18) 본문의 핵심은 "그러나 나는"이라는 짧은 전환입니다. 이것은 저절로 솟아나는 감정이 아니라, 의지로 선택하는 결단의 언어입니다. 상황은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지만, 하박국은 스스로 "즐거워하며 기뻐하리로다"라고 선언합니다.

 

어려움 앞에서 사람은 두 길을 만납니다. 부정적인 목소리에 침몰하여 "나는 안 된다"라며 가라앉는 길과, 상황과 상관없이 남아 있는 은혜와 곁의 사람들을 바라보며 감사를 선택하는 길입니다. 하박국의 "그러나 나는"은 후자의 길입니다. 상황이 바뀌길 기다린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인해 지금 이 자리에서 기뻐하기로 의지적인 선택을 내린 것입니다. 우리 역시 환경을 넘어 "그러나 나는 기뻐하리라"고 선언할 수 있습니다.

 

3. "나를 다니게 하시리로다" 행동으로 증명합니다 (19)

하박국 3장 19절은 마음의 결단이 삶의 실제적인 행동으로 완성되는 모습을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주 여호와는 나의 힘이시라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하사 나를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리로다" (19) 



하나님은 우리에게 힘을 주시며 "나의 발을 사슴과 같게" 만드시고, 마침내 "나의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십니다. 사슴의 발은 생각에 갇혀 있는 발이 아니라, 미끄럽고 험한 바위 위를 실제로 딛고 나아가는 발입니다. 하나님이 주시는 힘은 머릿속 생각이나 혼자만의 다짐에 머물지 않습니다. 상대가 느끼지 못하는 변화는 기만일 뿐입니다. 진짜 은혜를 받았다면 이제 추상적인 생각에서 빠져나와,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하시는" 하나님의 손을 잡고 가족과 성도가 온전히 느낄 수 있는 실제적인 한 걸음을 몸으로 내딛어야 합니다.

 

나가며

"비록 없을지라도나는"이라는 하박국의 고백을 오늘 각자의 삶에 대입해 봅시다. 이를 위해 요즘 유행어를 통해 하박국의 3단계 결단(결핍 인정의지적 선택삶의 실천)을 우리의 일상 언어로 번역하여 삶 속에서 실천해보고자 합니다.


중꺾마 (꺾이지 않는 마음):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의 줄임말입니다. 경기나 상황이 불리하게 돌아가거나 절망적인 상황에 놓여도, 포기하거나 멘탈이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는 마음가짐을 뜻합니다.

갓생 (God + 인생): "(God)" "인생"을 합친 신조어입니다. 남들에게 자랑할 만한 거창한 성공보다는, 하루 루틴을 규칙적으로 지키며 부지런하고 알차게 살아가는 갓벽(God+완벽)한 일상을 뜻합니다.

알잘딱깔센 (알아서 잘 딱 깔끔하고 센스 있게): "알아서, , , 깔끔하고, 센스 있게"의 각 첫 글자를 딴 줄임말입니다. 복잡하게 하나하나 지시하지 않아도 상황과 맥락을 완벽히 파악해서 센스 있고 깔끔하게 일처리를 해내는 모습을 뜻합니다. 

오늘 저녁 식탁에서 가족과 정직하게 마음을 나눕시다. 잠들기 전 감사했던 일 한 가지를 들려줍시다. 서로에게 따뜻한 경청과 응원의 손길을 건냅시다상황은 그대로일지라도, 오늘 우리가 내리는 '의지적 선택'이 마침내 우리를 높은 곳으로 다니게 할 것이니, 어떠한 환경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마음(중꺾마)으로 하나님과 함께하는 삶(갓생)을 센스 있게 실천(알잘딱깔센)하며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합니다. 

 

 


(2026 8 9, 리빙교회 목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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