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1:3-6] 흔들리지 않는 구원의 기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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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지 않는 구원의 기초
최정식 | 리빙교회 담임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으로 우리에게 복 주시되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려는 것이라" (에베소서 1:3-6)
사람들은 흔히 교리를 딱딱하고 지루한 지식으로 여깁니다. 삶의 위기와는 거리가 멀고, 신학자나 목회자에게나 필요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회생활에는 열심을 내면서도 교리에는 쉽게 다가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에베소서가 보여 주는 교리는 결코 삶과 분리된 따분한 이론이 아닙니다.
20세기 최고 설교자로 꼽히는 마틴 로이드존스(Martyn Lloyd-Jones, 1899–1981)는 『성부 하나님과 성자 하나님』에서 교리를 성경이 계시하는 하나님의 구속에 관한 진리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므로 교리는 삶과 동떨어진 이론이 아니라, 성도의 믿음과 삶을 변화시키는 복음의 토대입니다.
에베소서는 1–3장에서 가장 깊은 복음의 진리를 밝히고, 4–6장에서 그것이 성도의 삶 속에서 어떻게 드러나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 줍니다. 오늘은 에베소서 1장이 보여 주는 구원의 영광을 살펴보려 합니다. 이를 통해 복음의 진리가 어떻게 불안과 죄, 비교와 두려움의 현실 속에서 우리를 붙들고 살아가게 하는 능력이 되는지 함께 발견하고자 합니다.
1. 에베소서는 하나님의 영원한 구원 계획을 펼쳐 보입니다
“곧 창세 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사…” (엡 1:4). 에베소서는 인간의 구원이 인간의 결단이나 노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창세 전 하나님의 선택과 예정에서 시작되었음을 선포합니다. 성부의 선택과 예정(1:4–5), 성자의 구속과 죄 사함(1:7), 성령의 인치심과 기업의 보증(1:13–14)이 차례로 펼쳐지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원 사역이 하나의 거대한 파노라마처럼 드러납니다.
하나님의 구원 계획은 창세 전에 세워졌으며, 시간의 변화와 인간의 연약함에도 결코 흔들리지 않습니다. 성부께서는 자기 백성을 택하셨고, 성자께서는 그들을 위하여 완전한 구속을 이루셨으며, 성령께서는 그 구속의 은혜를 적용하시고 인치십니다. 이처럼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한 뜻과 하나의 구원 목적 안에서 행하시는 사역은 결코 실패할 수 없는 완전한 구속 경륜을 드러냅니다.
그러므로 에베소서가 가르치는 이 교리들은 단지 이해해야 할 신학적 개념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 교리들은 성도로 하여금 자신의 구원이 얼마나 견고하고 영광스러운지를 깨닫게 하며, 불안한 현실 가운데서도 확신 위에 굳게 서게 합니다. 구원의 시작과 성취와 완성이 오직 하나님께 있음을 알 때, 우리는 두려움 대신 찬송으로, 불안 대신 감사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게 됩니다.
2. 에베소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정체성을 선포합니다
“찬송하리로다 하나님 곧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에 속한 모든 신령한 복을 우리에게 복 주시되” (엡 1:3). 에베소서는 구원을 단지 죄 사함을 받고 형벌을 면하는 일로만 설명하지 않습니다.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입양되었고(1:5), 그의 피로 구속과 죄 사함을 받았으며(1:7),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아 하나님의 기업을 바라보는 백성이 되었습니다(1:13–14). 그러므로 성도의 정체성은 세상의 성취나 타인의 평가, 환경의 변화에 의해 결정되지 않습니다. 그것은 오직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께서 값없이 베푸신 은혜에 뿌리를 두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성도의 모든 영적 복의 근거입니다. 성도는 자신의 공로나 도덕적 성취로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이루신 의와 구속에 참여하는 사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자녀로 삼으시고, 사랑받는 아들 안에서 은혜를 베푸셨습니다. 그러므로 성도의 신분은 실패와 약함, 과거의 죄와 사람들의 판단보다 더 깊고 견고한 토대 위에 세워져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받아들여졌고,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은 하나님의 소유이며, 장차 영원한 기업을 누릴 상속자입니다.
그러므로 에베소서가 가르치는 성도의 정체성은 추상적인 위로나 자기 긍정에 머물지 않습니다. 이 진리는 성도로 하여금 세상의 기준으로 자신을 끊임없이 증명하려는 불안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베푸신 은혜를 굳게 붙들게 합니다. 성도는 성공할 때에만 가치가 생기는 사람이 아닙니다. 성도는 그리스도 안에서 이미 하나님의 자녀로 받아들여지고, 그의 피로 구속받으며,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은 사람입니다. 이 진리를 아는 성도는 비교 대신 감사로, 인정받으려는 두려움 대신 담대한 순종으로, 세상의 평가 대신 하나님의 부르심을 따라 살아가게 됩니다.
3. 에베소서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보여 줍니다
“이는 그가 사랑하시는 자 안에서 우리에게 거저 주시는 바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 (엡 1:6). 에베소서 1장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구원하신 목적을 세 번 반복하여 말합니다. “그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는 것이라”(엡 1:6), “그의 영광의 찬송이 되게 하려 하심이라”(엡 1:12), “그의 영광을 찬송하게 하려 하심이라”(엡 1:14).
그리고 에베소서 4–6장은 그 찬송이 삶에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나는지를 보여 줍니다. 부르심에 합당하게 행하고 성령이 하나 되게 하신 것을 힘써 지키는 삶입니다(엡 4:1–3). 옛사람을 벗고 새사람을 입는 삶이며(엡 4:22–24), 사랑 가운데 행하고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며 지혜롭게 세월을 아끼는 삶입니다(엡 5:2, 8, 15–17). 또한 성령으로 충만하여 감사하고(엡 5:18–20), 가정과 일터에서 주께 하듯 살아가며(엡 5:22–6:9), 하나님의 전신 갑주를 입고 믿음으로 굳게 서는 삶입니다(엡 6:11–13).
그러므로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한다는 것은 예배당에서만 노래하는 일이 아닙니다. 택하심과 구속과 성령의 인치심을 받은 성도가 삶의 모든 자리에서 그 은혜에 합당하게 살아가는 것입니다(엡 1:4–7, 13–14).
나가며
에베소서의 교리는 삶과 분리된 추상적 진리가 아닙니다. 하나님의 영원한 구원 계획은 불안한 현실 속에서 우리를 붙드는 견고한 기초가 됩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주어진 새로운 정체성은 세상의 평가와 비교에서 우리를 자유롭게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하는 삶은 예배당 안에만 머물지 않고, 교회 공동체와 가정, 일터와 영적 싸움의 자리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납니다.
은혜의 영광을 찬송한다는 것은 입술로 하나님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은혜를 입은 사람답게 살아가는 것입니다. 성도는 자신의 힘으로 거룩해지거나 교회를 세우는 사람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받은 은혜를 힘입어 성령께 순종하고 사랑 안에서 공동체를 세우는 사람입니다.
사랑하는 리빙교회 성도 여러분, 우리의 구원은 창세 전부터 세워진 하나님의 은혜로운 계획 안에 있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고, 성령의 인치심을 받은 하나님의 소유입니다. 그러므로 세상의 변화와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구원의 시작과 성취와 완성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바라보십시오. 그리스도와 연합한 우리는 성령의 인도하심 가운데 주님과 동행하며 날마다 그리스도를 닮아 갑니다. 두려움 대신 기쁨으로, 비교 대신 감사로, 불순종 대신 믿음의 순종으로 살아갑시다.
이번 한 주도 우리의 입술과 삶으로 하나님의 은혜의 영광을 찬송합시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택하시고 구속하시며 성령으로 인치신 하나님께서, 리빙교회와 모든 성도의 삶을 통하여 영광을 받으실 것입니다.
(2026년 8월 23일, 리빙교회 목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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