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소서 1:9-14] 마침내 드러난 구원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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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드러난 구원의 비밀
최정식 | 리빙교회 담임
“그 뜻의 비밀을 우리에게 알리신 것이요” (에베소서 1:9)
우리는 캐나다 이민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어떤 이들은 대학 공부를 위해, 어떤 이들은 자녀 교육을 위해, 또 어떤 이들은 더 나은 삶의 기회를 찾아 저마다의 이유와 기대를 품고 이 땅에 첫발을 디뎠습니다. 그러나 막상 겪어 본 이민자의 삶은 그리 녹록지 않습니다. 당장 눈앞에 닥친 재정적 부담, 언어와 문화의 차이에서 오는 깊은 외로움, 그리고 매일 반복되는 생존의 고단함은 때로 우리의 몸과 마음을 깊이 짓누릅니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 비자를 연장하고 영주권을 얻어 신분의 안정을 조금씩 갖추어 가더라도,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의 허전함은 쉽게 채워지지 않습니다. 치열했던 일상의 소음이 잠시 가라앉는 밤이 오면, 어김없이 “나는 과연 누구인가?”, “나는 무엇을 위해 여기서 이렇게 버티고 있는가?”라는 존재론적 불안이 마음을 맴돌곤 합니다.
사실 이 질문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만의 고백이 아닙니다. 일찍이 시편 기자 역시 광대한 우주와 거친 인생의 자리에서 이와 같은 존재론적 탄식을 던졌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시 8:4). 인간 존재의 초라함과 가치에 관해 묻는 이 아픈 탄식에 대하여, 사도 바울은 에베소서를 시작하며 창세 전에 감추어져 있던 위대한 답을 내놓습니다. 하나님께서 마침내 드러내신 비밀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시는 구원의 뜻입니다. 하나님은 때가 찰 때 하늘에 있는 것과 땅에 있는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모으시려는 자신의 구원 계획을 알리셨습니다(엡 1:9–10). 이 구원의 비밀의 중심에는 참 하나님이시며 참 인간으로 이 땅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하나님은 모든 지혜와 총명을 우리에게 넘치게 하셔서, 세상의 지혜로는 알 수 없는 이 구원의 비밀을 깨닫게 하셨습니다(엡 1:8–9). 그러므로 우리는 눈앞의 형편만이 아니라, 모든 것을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어 가시는 하나님의 크신 구원 계획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하나님은 인간 존재의 질문에 추상적인 사상으로 답하지 않으셨습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셨고(요 1:14), 예수 그리스도는 참 인간으로 오셔서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께 잊힌 존재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구원하시고 회복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로운 계획 안에 있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내신 이 비밀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와 무슨 관련이 있을까요? 하나님은 이 비밀을 통해 무엇을 행하시며, 우리는 이 비밀 안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할까요?
1.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인성을 통해 인간 존재의 비밀을 드러내십니다
세상은 인간을 소유와 성과, 신분으로 평가하고 수단화합니다. 그러나 시편 8편의 질문은 인간 존재의 참된 가치가 무엇인지를 묻습니다. “사람이 무엇이관대 주께서 그를 생각하시며 인자가 무엇이관대 주께서 그를 돌보시나이까”(시 8:4). 하나님은 이 질문에 관념으로 답하지 않으시고, 그리스도 안에서 자신의 구원의 뜻을 드러내셨습니다(엡 1:9–10). 그 뜻의 중심에는 우리와 같은 육신을 입고 이 땅에 오신 참 인간 예수 그리스도가 계십니다.
말씀이 육신이 되어 우리 가운데 거하신 성육신의 사건(요 1:14)은, 우리가 이민 땅에서 어떤 처지와 한계 속에 있든 하나님 앞에서 비할 바 없이 존귀한 존재임을 보여 주는 복음의 선언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에게 인간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시는 분일 뿐 아니라, 죄로 무너진 인간을 하나님께 다시 데려가시는 구원자이십니다. 요한복음 1장 14절은 이 성육신이 하나님의 영광과 은혜와 진리를 드러내는 사건임을 선포합니다.
2. 하나님은 그리스도 안에서 잃어버린 인간됨을 회복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참 하나님이시며, 우리와 같은 육신을 입고 오신 죄 없으신 참 인간이십니다(요 1:14; 히 4:15). 그리스도께서는 참된 인성으로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온전한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셨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죄로 말미암아 하나님과 멀어지고,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인간의 온전한 모습을 잃어버린 사람들입니다(엡 2:1–3). 그러나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을 통하여 우리의 죄를 사하시고 우리를 구속하셨습니다(엡 1:7). 또한 죄로 훼손된 우리의 인간됨을 회복해 가시며, 그리스도를 닮아 가는 삶으로 우리를 빚어 가십니다(롬 8:29).
또한 하나님은 우리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신의 자녀로 입양하셨습니다(엡 1:4–5). 그리고 우리를 그의 아들의 형상을 본받게 하셔서, 그리스도께서 많은 형제자매 가운데 맏아들이 되게 하셨습니다(롬 8:29).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형제자매라 부르시기를 부끄러워하지 않으십니다(히 2:11).
하나님은 모든 일을 그 뜻의 원대로 이루시는 가운데, 우리를 그리스도 안에서 장차 유업을 받을 백성으로 삼으셨습니다(엡 1:11).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의 신분과 성과로만 규정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백성이며 그리스도와 함께 장차 유업을 누릴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땅의 신분과 성과로만 규정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나님께 속한 백성이며 그리스도와 함께 장차 유업을 누릴 사람들입니다.
이로써 하나님은 시편 기자의 탄식에 복음으로 답하십니다. 우리는 더 이상 세상의 신분과 성과로만 규정되는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는 참 인간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형제자매이며,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받은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걸어가는 이민의 길은 허무한 버티기가 아니라, 그리스도를 닮아 잃어버린 인간됨을 회복하고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온전한 인간으로 자라 가는 거룩한 과정입니다.
3. 우리는 그리스도께 붙어 날마다 살아갑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난 하나님의 구원을 받은 성도는 추상적인 다짐에 머물지 않고, 삶의 현장에서 그분의 은혜와 생명을 실제로 힘입어 살아갑니다. 참 인간으로 오신 예수님은 우리의 연약함을 동정하지 못하실 분이 아닙니다(히 4:15). 그분은 우리와 같은 육신과 피를 함께 지니셨고, 모든 일에 우리와 같이 시험을 받으셨으나 죄는 없으신 분이십니다(히 2:14–18; 4:15).
우리는 이민의 외로움과 고단함 속에서도 긍휼하심을 받고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얻기 위해 담대히 은혜의 보좌 앞에 나아갈 수 있습니다(히 4:16). 우리는 진리의 말씀, 곧 구원의 복음을 듣고 그리스도를 믿어 약속의 성령으로 인치심을 받은 사람들입니다. 이 성령께서는 장차 받을 우리의 유업을 보증하십니다(엡 1:13–14). 성령께서 우리를 그리스도께 붙들어 주시고 그분께로 이끄시기에, 우리는 말씀과 기도 가운데 주님께서 주시는 생명과 능력을 힘입어 삶으로 복음의 능력을 드러내며 살아갑니다.
나가며
사랑하는 리빙교회 성도 여러분, 오늘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마침내 드러내신 이 영광스러운 비밀, 곧 그리스도 안에서 이루신 구원의 계획과 참 인간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붙들고 구체적인 삶의 결단으로 나아갑시다.
첫째, 세상이 매기는 신분과 성과의 기준에 흔들리던 시선을 거두고, 나를 위하여 피 흘려 오신 참 인간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부름받은 정체성을 매일 아침 담대히 붙듭시다. 둘째, 이 이민 땅의 외로움과 한계 속에서 우리의 연약함을 아시는 대제사장 예수님께 매일 말씀과 기도로 나아갑시다. 생존을 위한 허무한 버티기에만 머물지 말고, 은혜의 보좌 앞에서 때를 따라 돕는 은혜를 구하며 세상을 이길 은혜와 힘을 날마다 공급받아 살아갑시다. 셋째, 나를 짓누르는 고단한 일터와 가정의 현장을 나를 파괴하는 시련으로만 보지 맙시다.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아 가도록 우리를 빚어 가시는 하나님의 거룩한 과정으로 받아들이며, 삶의 자리에서 믿음과 사랑과 소망으로 살아갑시다.
하나님께서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내신 구원의 비밀을 붙들고, 구속하신 주님의 은혜와 인치시는 성령의 능력을 날마다 힘입어 살아가며, 우리의 삶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하는 복된 리빙교회 성도님들이 되시기를 축복합니다.
(2026년 8월 30일, 리빙교회 목양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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